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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구름이었다
    생각 2019. 3. 18. 11:26

    뭉게구름일 때도 있었고

    안개구름일 때도 있었고

    뜬구름일 때도 있었다


    난 구름이 좋았다

    그래서 구름을 쌓고 또 쌓았다


    그렇게 구름을 쌓았더니 비가 되었다


    가랑비일 때도 있었고

    주륵비일 때도 있었고

    소나기일 때도 있었다


    난 비가 좋았다

    그래서 비를 맞고 또 맞았다


    그렇게 비를 맞고 있다보니 강이 되었다


    거세게 몰아칠 때도 있었고

    잔잔하게 흘러갈 때도 있었고

    누군가에게 막혀 고여있을 때도 있었다


    난 강이 좋았다

    그래서 강을 따라 흐르고 또 흘러갔다


    그렇게 강을 따라 흘러갔더니 바다가 되었다


    어느새 큰 바다가 되어

    알지 못하는 섬에 가보기도 했고

    파도를 만나보기도 했고 별을 안아보기도 했다


    하지만 만약 이 모든 순간 나 혼자였다면

    뜬구름이었을 때나 소나기였을 때나 

    그저 고여져있을 때나 나 혼자였다면

    이 큰 바다가 되어 그대와 함께 별을 안아보지 못했을 것이다


    나를 바다로 만들어준 그대여

    그대와 이 바다에서 오래도록 그렇게 지내고 싶습니다


    2019.03.18 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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